스스로 개새끼임을 자처하고 일제의 권력에 맞섰던 아나키스트 박열과 국경과 편견을 초월하여 식민지 조선의 청년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그와 뜻을 같이 했던 박열의 아내 가네코 후미코의 치열한 삶의 모습을, 두 사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으며 조선을 사랑했던 두 일본인 후세 다쓰지와 나카니시 이노스케가 생생하게 그린 책.
후세 다쓰지(布施辰治, 1880~1953)
일본의 인권변호사, 사회운동가. 일본인으로 유일하게 대한민국 건국훈장을 수여했다.
처음에는 검사로 시작했으나 동반자살 미수로 자수한 어머니를 살인미수로 기소해야 하는 현실에 회의를 느껴 변호사가 되었다.
변호사 개업 후에는 일본 내의 농민, 노동자, 부락민 등의 권리보호를 위해 힘썼으며, 대외적으로는 조선과 대만 등 식민지에서의 민족 및 민중권리 보호를 위한 각종 사건에 몸 바쳤다.
1911년에는 「조선 독립운동에 경의를 표함」을 발표, 독립운동 혐의로 일본 경찰의 조사를 받았다. 이후 2·8독립선언의 주역인 조선청년독립단, 의열단원으로 일본 궁성에 폭탄을 던진 김지섭의사, 일왕 암살을 꾀한 박렬 등의 변호를 맡았으며, 일본이 조선 농민들의 토지를 수탈했을 때는 나주 농민들을 위해 토지반환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광복 후에는 재일 한국인과 관련된 사건의 변론을 도맡아 했다.
나카니시 이노스케(中西伊之助, 1887~1958))
일본 프롤레타리아 작가, 사회운동가로서 여러 피억압자의 해방을 위해 노력했다.
소년 시절부터 농업은 물론 육군 화약제조소, 철도기관차 청소부 등 여러 가지 노동에 종사하면서 고학했다. 조선으로 건너와 신문기자 생활을 하며 총독을 비판하고, 재벌에 의한 광산노동자들의 학대를 신문에 폭로하여 투옥되었다. 일본으로 돌아간 후에는 사회운동을 지도하는 한편으로, 조선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장편소설 『붉은 흙에 싹트는 것』을 발표하고 『씨앗 뿌리는 사람』의 동인이 되어 작가로서도 활약했다. 태평양전쟁 중에도 반전, 반파시즘 입장을 일관되게 고수하여 전쟁에 협력하는 ‘붓’은 절대 쥐지 않았다.
식민지 조선을 배경으로 한 소설로는 『붉은 흙에 싹트는 것』, 『너희들의 배후에서』, 『불령선인』 등이 있다.